브랜딩
브랜드는 불에 달군 인두로 자신이 소유한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물을 확인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예부터 사람들은 이러한 화인의 방법으로 가축뿐만 아니라 물건에도 자신의 소유물을 표시하였는데 가축은 주로 소의 등이나 양의 귀에 소유자를 상징하는 낙인을 찍었습니다. 심지어 고대 남미의 파라과이에서는 여성을 남자의 소유물이라 하여 여성의 가슴에다 마크를 새겼으며 로마의 노예나 포로는 귀에다 마크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들 초기의 표시는 무엇보다 타인의 소유물과 자신의 소유물을 구별하기 위한 식별의 기능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며 신용이나 판매를 위한 기능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때의 브랜드 개념은 소유표의 개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란 표시와 상징에 관한 통괄 명칭입니다. 표시의 대상이 제품이나 서비스, 어느 것이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상거래를 위한 모든 표시에 관한 통칭을 브랜드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나타냅니다. 브랜드는 우리말로는 상표라고 번역됩니다.
영어로 브랜드라 하면 상징에 관한 통괄 명칭이므로 상당히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마찬가지로 상표라는 개념에도 제품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서비스 조직, 즉 유체물, 무체물에 관계없이 상거래를 위한 모든 대상에 사용되는 표시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다만, 좁은 의미에서의 상표란 제품에 국한된 표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등록 상표란 특허청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상표를 한정해서 일컫습니다. 브랜드가 표시나 상징의 통괄명칭이라고 했는데, 이는 언어로 구성되어 읽을 수 있는 경우인 브랜드 네임이라고 합니다. 소리 내 읽을 수 없는 순수한 시각적인 기호 , 즉 도형, 색채 등으로 이루어진 경우는 브랜드 마크라 하여 구별하기도 합니다. 상호의 경우는 회사를 나타내는 표시이므로 당연히 브랜드에 포함됩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브랜드의 우리말 번역인 상표, 즉 광의의 상표에는 상호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18세기 후반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 체제가 이루어지고 근대 자본주의 사회가 성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비로소 수천 년간 이어 온 소유표 개념의 표시에서 탈피하여 적극적인 신용을 나타내는 개념의 표시로 변화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근본적인 사회적인 배경으로는 근대 공장 조직의 출현을 들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규격화된 상품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함에 따라 점차 브랜드도 신용을 표시하는 기능이 중요시된 것입니다.
또한 유통 구조도 도매상, 소매상, 슈퍼마켓 등으로 분화되었으며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하여 원하는 생산자의 제품을 구별하고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길드 조직의 붕괴로 자유 영업의 원칙이 확립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것입니다.
그 결과 제조업자는 브랜드를 통해 자기가 생산한 제품의 품질, 특성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다른 제조업자와 경쟁해야만 했습니다. 이는 바로 브랜드가 제조업자의 신용을 표시하는 기능을 획득하게 되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아울러 높은 신용을 획득한 상표는 재산적인 가치로 평가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출처 표시 내지 소유표로 출발한 브랜드가 근대 공장 조직이 출현하면서 생산자의 품질을 보증하는 기능이 추가되어 생산자의 신용을 표시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의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 행해지면서 브랜드의 광고적 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즉 타인의 상품과 구별하기 위해 단순한 소유 표시의 역할만을 담당하던 상표가 신용을 상징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구매를 창출하는 표시로 변화되면서 이제는 재산 개념, 가치 개념으로 그 역할이 재정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 지향의 마케팅이 탄생하면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자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판매' 지향적인 경영활동에서 완성된 상품에 붙이는 단순한 표시였던 브랜드가 소비자 지향의 마케팅으로 타사 상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표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브랜드는 무형의 가치를 지닌 재산으로 평가되어 라이센싱을 통해 로열티를 받거나 기업의 매수, 합병 시 브래든에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새로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즉 브랜드는 단순히 상품에 부착하는 표시가 아니라 상품에 의미를 부여해 상품을 만드는 표시이자 나아가 시장을 지배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표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상품의 표시에 국한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는 시장을 지배하고 형성하는 개념으로서의 브랜드의 속성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